“법 적용 예외없다”... ‘장모 범죄’ 뭉개오던 윤석열의 후안무치

정치 / 고일석 기자 / 2021-07-03 06:54:06
장모의 범죄를 뭉개고 감추고 가리고 숨겨오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가 내려오기 전까지 수사를 방해하거나 수사가 되고 있지않는 상황을 방치해오던 자가 “법 적용에는 예외가 없다는 것이 소신”이라는 말이 입에서 나오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인 최은순 씨가 2일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이에 대한 윤 전 총장의 반응은 “그간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법 적용에는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는 말이었다.

여기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연좌제 없으니 상관없다”고 얘기하고 장제원 의원은 “장모의 과거 사건까지 사위가 책임져야 하냐”며 “문제의 본질은 장모 사건에 검사 윤석열이 개입했느냐는 여부”라며 윤 전 총장을 감싸고 나섰다.

 

 

▲ 국회 소통관 국회기자실을 방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2021.06.30


가장 중요한 본질은 尹의 ‘장모 범죄’ 외면과 은폐

이준석 대표의 말은 한 마디로 얼척없는 것이지만, 장제원 의원의 말은 매우 맞는 말이다. 문제의 본질은 장모 사건에 검사 윤석열이 개입했느냐 여부다. 최은순 씨의 1심 판결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만, 사건의 본질로 보면 1라운드에 불과하다. 최종 라운드는 검사 윤석열의 개입 여부다.

그러나 또 다른 더 중요한 본질이 있다. 윤석열이 말한 “법 적용 예외” 부분이다. 윤석열이 요양병원 사건 불입건에 개입했는지와 관계없이, 그는 장모가 저지른 불법행위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법 적용에는 예외가 없다”는 그의 ‘소신’은 어디로 달아나고 없었다.

아직 노골적으로 “윤석열은 장모의 범행을 몰랐다”는 언급은 그 누구의 입에서도 나오지 않고 있다. 그가 알고 있었다는 것을 도저히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는 2020년 4월 최강욱, 황희석 등 당시 열린민주당 후보들이 고발을 하기 전까지, 아니 그 이후로도 검사로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은순 씨가 선고 공판이 열린 의정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7.02


그가 설사 사건 당시에는 몰랐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2019년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는 장모의 범행을 인지했다. 청문회를 일주일 앞둔 2019년 7월 1일 문화일보는 <윤석열 장모, 의료법 위반 혐의 ‘불입건’ 논란>이라는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이 기사에는 사건의 내용과 쟁점이 마치 지난 2일의 판결문을 보는 것처럼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기사에 따르면 윤 후보자 측(검찰) 관계자는 “(2015년 사건) 판결문에 장모 최 씨가 2014년 5월 ‘주범 주 씨에게서 병원 운영과 관련된 민·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책임면제각서를 받았다’는 내용이 굳이 등장한 것을 보면, 재판부 역시 최 씨의 가벌성이 면제된다고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법원이 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뜻. 그런데 이에 대한 반박도 바로 뒤에 이어진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판사는 “최 씨의 각서가 검찰 측 증거로 제출된 것은 투자수익을 내려는 불법 영리의료법인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다면 역으로 그 각서는 결국 최 씨가 (도중에 이탈하기는 했으나) 공범이었다는 증거에도 해당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는 것이 반박의 내용이다. 

 

즉 검찰은 당시 재판부가 ‘책임면제 각서’로 “최 씨의 가벌이 면제된다고 본 것”이라고 둘러댔으나, 그것은 최 씨가 공범이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증거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도 알고 있었고, 대검 청문회 준비단도 알고 있었고, 따라서 윤석열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 2020년 9월 24일 조선일보 보도



최강욱 고발과 추미애 수사지휘 없었다면 덮였을 사건


이 사건에 대해 법조인들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이 바로 ‘책임면제 각서’의 존재다. 이것을 가지고 뭐라고 둘러대든 ‘책임면제 각서’ 자체가 범행의 증거이며, 공범들이 처벌을 받는 가운데서도 각서를 핑계로 입건조차 하지 않은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따라서 윤석열 장모에 대한 분명한 특혜이며 비리라는 것이다. 이것을 윤석열이 몰랐을 수 없다. 이때 그의 ‘소신’은 어디에 가있었나?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2020년 3월 9일 MBC <스트레이트>는 ‘예금잔고증명서’ 위조와 함께 요양병원 요양급여비 부당 수급 사건이 또 다시 보도됐다. 그때도 모른 척 했다. “법 적용에 예외가 없다”는 그의 소신은 그때도 또 어디로 외출했던 것이다.

2020년 4월 최강욱, 황희석 열린민주당 후보들이 고발한 뒤 2020년 10월 추미애 장관이 이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내릴 때까지 수사는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 2020년 9월 24일 조선일보는 <여권 ‘윤석열 수사’ 사인보내자… 이성윤, 특수부까지 동원>이라는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내용은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이성윤 지검장이 여러 조치를 동원해 수사를 독려하고있지만 검사들이 수사를 하려고 들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윤석열의 직계인 특수부 라인이 수사를 사보타지한 것이다.

 

 

 

▲ 2020년 10월 1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발동한 수사지휘서

 

 

결국 이런 상황을 파악한 추미애 장관은 2020년 10월 19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석열과 관련된 모든 사건에서 윤 총장이 개입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를 내리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검찰이 늘상 해오던 수법대로 공소시효를 기다리며 뭉개고 있었을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윤석열은 장모 실형을 놓고 “그간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법 적용에는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는 말을 천연덕스럽게 내뱉을 수 있나? 그런 ‘소신’이 실제로 있었다면 윤석열의 장모는 2015년에 주범으로 처벌받았어야 했다. 그걸 뭉개고 감추고 가리고 숨겨오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가 내려오기 전까지 수사를 방해하거나, 최소한 수사가 되고 있지않는 상황을 방치해오던 자가 “법 적용에는 예외가 없다는 것이 소신”이라는 말이 입에서 나오나?

 

 

 

 

[ⓒ 더브리핑.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