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후보 거론 이두봉 경력 세탁 위해 ‘막 던지기’ 나선 검찰

사회 / 고일석 기자 / 2022-05-25 18:35:26
대법에서 ‘공소권 남용’ 판결된 사건 “보복 기소 아니다” 주장
법원에서 기각된 내용 똑 같은 주장 내용 그대로 되풀이
보복 기소 책임자 총장 후보 거론에 ‘경력 세탁’ 위한 막 던지기
검찰 주장은 국민들이 무조건 믿을 것이라는 오만에서 나온 구태

 

▲ 2021년 10월 1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당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왼쪽, 현 민주당 의원)이 대법에서 '공소권 남용'으로 공소 기각이 확정된 '류우성 씨 보복 기소 사건'에 대해 기소 책임자였던 이두봉 인천지검장(오른쪽)에게 명확한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대법에서 ‘공소권 남용’ 판결된 사건에 “보복 기소 아니다” 주장

 

서울시공무원간첩 사건 증거 조작이 드러난 후 이미 불기소된 사건을 다시 기소해 대법원에 의해 ‘공소권 남용’으로 확정 판결된 사건에 대해 당시 추가 기소를 담당했던 검사가 지난 19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보복 기소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안동완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52·사법연수원 32기)은 지난 19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공소권 남용이라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는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가보안법 사건이 무죄가 선고되거나 공판 검사들이 징계를 당했기 때문에 수사해 기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안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당시 부장검사 이두봉) 수석 검사이던 2014년 5월 화교출신 탈북자인 유우성씨를 대북송금 혐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 2022년 5월 10일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보복 기소 책임자 총장 후보 거론에 ‘경력 세탁’ 위한 막 던지기

 

이는 ‘보복 기소’ 책임자였던 이두봉 인천지검장이 공석인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종의 ‘경력 세탁’을 위한 시도로 보여진다. 한동훈 검사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직전에 증거 조사도 되지 않은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력 세탁’을 위해 아무런 입증 없이 법원에 의해 이미 기각된 주장을 그대로 다시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들이 뭐든 주장하면 국민들이 그대로 믿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막 던지기’ 수법의 일종이다. 검찰은 궁지에 몰리거나 곤란한 상황이 되면 아무 말이나 막 던져서 의혹이나 지적 사실을 감추고 호도하는 수법을 언제나 애용해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청문회 과정에서 자녀의 부도덕한 스펙 만들기 의혹이 제기되자 엄연한 학술지 기고를 “연습용으로 쓴 리포트를 전자문서화한 것일 뿐”이라고 둘러대거나, ‘일기장 압수수색’ 논란에 대해 “일기장이 아니라 일정표”라고 둘러댄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 2021년 10월 1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미주당 김용민 의원(오른쪽)이 이두봉 인천지검장(왼쪽)을 대상으로 '류추성 씨 보복 기소 사건'에 대해 추궁하고 있다.

 

검찰 주장은 국민들이 무조건 믿을 것이라는 오만에서 나온 구태

 

금방 드러날 거짓말이나 허언도 일단 내던지고 나면 언론은 이를 크게 부각시키는 대신 그런 주장의 허구나 허위에 대해서는 잘 다루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짓말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데 반해 그에 대한 허위 입증은 복잡할 수밖에 없어 일반인들에게는 검찰의 ‘막 던지기’ 주장 만이 크게 전달되고 기억되기 때문이다. 

 

검찰내부망에 글을 올린 안 부장검사가 진실로 “보복기소가 아니었다”는 것을 주장하려고 했다면당초의 주장과는 다른 근거를 가진 새로운 주장을 펼치거나, 법원의 판단이 억울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판단을 반박하는 근거와 논리를 제시했어야 한다. 

 

그러나 안 부장검사는 재판에서 주장했다가 법원에 의해 기각된 주장을 한 글자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되풀이했다. 그렇게 주장하면 “보복기소 아니었다”는 사실만 널리 알려져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그것이 허위 주장이라는 입증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아 자신의 주장이 그대로 굳어질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가 지난 5월 17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인 조사를 위해 출석하며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유씨는 2014년 자신을 ‘보복 기소’했던 담당 검사와 지휘 라인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완벽하게 기각된 ‘재기소 사유’들

 

그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당시 수사를 통해 추가 범행이 발견돼 기소가 불가피했고, 검찰 자체 판단으로 재수사한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한 것이며, 기소가 늦어진 것일 뿐 검사 징계에 대응한 기소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는 법원에서 검찰이 제시했던 주장과 전혀 다르지 않다. 

 

당시 법원은 이 세 가지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검찰이 주장하는 ‘추가 범행’이라는 것은 혐의 대상이 됐던 ‘불법 외환거래’ 기간의 시점을 조금 앞당긴 것으로 새로운 증거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자료를 조정한 것에 불과하고 본질적으로 불기소 처리됐던 혐의와 다르지 않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당시 검찰은 2007~2009년으로 잡았던 당초의 ‘범행 기간’의 시점을 2년 앞당겨 2005~2009년으로 수정해 기소했다. 이로 인해 불법 외환거래의 횟수는 당초의 1,646회에서 1,655회로 9회 늘어났으나 금액은 오히려 26억 4000만원에서 25억 9500만원으로 줄었다. 또한 검찰이 새로 밝혀냈다는 다른 사실들도 모두 주변적인 사실이거나 입증이 부족한 내용들이었다. 

 

또한 “시민단체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한 것”이라는 주장도, 당시의 고발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내용과 같은 내용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과 다른 새로운 사실이 전혀 없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검찰이 각하 처분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검찰사건사무규칙은 검사가 불기소 처분한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 고소·고발되는 경우 원칙적으로 각하 처분한다고 규정한다.

 

이처럼 새로운 사실도 없고 법원의 판단을 반박하는 내용도 없이 이미 기각된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은 자신들이 주장하면 국민들이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속아넘어갈 것으로 믿는 검찰의 구습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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