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였던 오세훈 가족 땅, 시세의 2.7배 36억5천 보상"... 민주 천준호 의원 의혹 제기

정치 / 고일석 기자 / 2021-03-10 08:45:40
노무현 정부 지구 지정은 무산... 오 시장 때 새로 지정
행정기관 협의 절차 없이 지구지정 가능케한 개정 특별법
"제안, 후보지, 예정지구 지정"... 달라지는 오 후보 해명
"그린벨트였던 땅, 시세의 2.7배 보상"... 합법인가 특혜인가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9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있던 2009년 가족 소유의 땅이 내곡동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어 오 후보의 가족이 보상을 통해 큰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세훈 후보는 이에 대해 "10년 전 의혹의 재탕"이라며 "당시의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은 시장 취임 이전인 2006년 3월 노무현 정권 당시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로 지정되어 있던 것을 보금자리주택 특별법 개정에 따라 보금자리주택지구로 다시 지정하는 형식적인 절차를 다시 밟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 내곡보금자리주택지구 2단지 아파트 건설공사/서울특별시 건설알림이



노무현 정부 지구 지정은 무산... 오 시장 때 새로 지정

그러나 당시의 관련 자료와 보도 등을 종합하면 오 후보가 말하는 2006년 3월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 지정은 단순히 제안과 심의 과정에 있었을 뿐 지구 지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즉 지구 지정이 무산되었던 것을 2009년 오세훈 시장이 새롭게 절차를 진행하여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것이다.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의 지정을 위해서는 ▲주민공람 ▲관계중앙행정기관과의 협의 ▲주거환경자문위원회의 자문 ▲중앙도시계획위원회(중도위)의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당시 내곡동 국민임대주택 지구 지정은 이 과정에서의 중요 절차인 환경부의 사전환경성 검토에서 두 번이나 부동의 판정을 받았고 이에 따라 중도위 심의 절차도 진행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근거법이던 국민임대주택건설 특별법이 보금자리주택 특별법으로 개정됐고, 오세훈 당시 시장은 2009년 7월 기존의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 지정 제안을 철회하고 한 달 뒤인 8월에 이 보금자리주택 특별법에 따라 보금자리주택 지구지정 제안을 새로 제출해 12월에 국토해양부의 승인을 받았다.

천준호 의원도 9일 저녁 박시영TV에 출연해 "2006년 당시도 서울시에서 국민임대주택지구로 지정을 해달라는 제안을 했는데 당시 환경영향평가(환경부 사전환경성 검토)라든가 주민 민원도 있어서 지구 지정이 되지 못하고 보류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9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행정기관 협의 절차 없이 지구지정 가능케한 개정 특별법

오세훈 후보는 9일 KBS 9시 뉴스 인터뷰에서 "MB정부가 보금자리주택사업을 하면서 국민임대주택 특별법이 보금자리주택 특별법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그러니 당연히 행정부 입장에서는 다시 보금자리로 지정을 하게 된 것. 그 과정에서 서울시가 형식적으로 절차를 밟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마치 '국민임대주택 특별법'이 '보금자리주택 특별법'으로 이름만 바뀐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이 두 법은 엄연히 내용이 다르다.

구 특별법은 환경부의 사전환경성 검토를 포함해 중앙행정기관과의 협의를 필수적으로 거치게 되어 있으나 개정된 특별법은 이 협의에 20일 혹은 30일의 기한을 정해놓고, "이 기간 안에 협의가 완료되지 않을 경우 협의를 거친 것으로 본다"고 규정했다. 즉 이명박 정부는 중앙행정기관의 협의 절차 없이 지구 지정이 가능하도록 특별법을 개정한 것이다. 

 

이 개정 특별법에 따라 오세훈 시장과 당시 국토해양부는 환경부의 사전환경성 검토 등과 관계없이 제안 3개월 만인 11월 내곡동 지구를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 12월에 고시했다. 

 

이에 대해 2010년 당시 한명숙 후보 측의 임종석 대변인은 대변인은 "환경부가 지역의 생태보전을 위해 거듭 부동의 의견을 밝힌 것을, 서울시와 SH공사, 국토부가 완전히 뒤집어버린 것"이라며 "서울시장이 처가의 땅이 포함된 개발 관련 정책을 중앙부처의 반대에도 밀어붙여 처가의 재산 증가에 관여했거나 (증식을) 묵인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 바 있다.

 

 

▲ 천준호 의원이 제시한 2009년 8월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제안 제출 공문



"제안, 후보지, 예정지구 지정"... 달라지는 오 후보 해명

이와 관련된 오세훈 후보의 해명은 그때그때 달라지고 있다. 오 후보가 천준호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최초에 제시했던 10년 전의 해명자료에는 "2006년 3월 28일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지정제안하여 편입되어 추진되던 중 특별법 개정에 따라 보금자리주택지구로 편입된 것"이라고 되어있다.

노무현 정부 때 결정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이것이 이와 관련된 오 후보의 해명 중 가장 사실에 가깝다. 10년 전 해명자료의 표현대로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는 2006년 3월 28일 제안되고 이후 추진되기만 했을 뿐이다.

오 후보는 9일 국민의당 당사 방문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국토부가 해당 지역을 국민임대주택단지 후보지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보지 지정'은 관련 절차에 없는 개념이다.

그러다가 9일 저녁 인터뷰에서는 "제가 2006년 6월에 시장에 취임하게 됩니다. 그런데 2006년 3월에 이미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로 지정이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노무현 정부 때 지정이 된 것"이라고 명확하게 언급했다.

국민임대주택예정지구로 지정된 적이 없는 토지에 대해 지정이 완료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기억에 착오가 있거나, 지정된 적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실과 다른 해명을 하는 것이거나 둘 중 하나에 해당된다.

그러나 2009년 7월 시장으로서 구 특별법에 따른 기존의 지구지정 제안을 철회하고 한 달 뒤인 8월 새 특별법에 따라 새롭게 지구지정을 제안하는 절차를 직접 진행했던 오 후보로서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 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9일 저녁 박시영TV에 출연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가족 소유 그린벨트 땅 특혜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린벨트였던 땅, 시세의 2.7배 보상"... 합법인가 특혜인가

천준호 의원의 주장에서 더 중요한 쟁점은 보상금 부분이다. 천 의원은 "해당 토지의 보상금은 36억 5천만원으로 평당 27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라면서 "내곡동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기 전 2008년 1월에서 2009년 6월까지 인근 땅의 토지거래가는 평균 100만원 내외"라고 밝혔다.

천 의원은 "이를 감안할 때 오세훈 일가는 소유 땅을 전년도 대비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 비싸게 SH에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한명숙 후보 측의 "보금자리주택지구 편입은 특혜"라는 주장에 대해 당시 오 후보는 "토지보상비의 책정은 그린벨트 해제 이전을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법률적으로 규정돼 있어, 이를 모를 리 없으면서도 의도적인 흠집내기를 시도하다니 전형적인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천준호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10년 전 의혹의 재탕"이라고 반박했지만, 2010년 당시는 보상이 결정되기 전으로 천 의원은 보상 결과가 명시된 새로운 근거를 제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10년 전 선거 때는 확인되지 않았던 사실로서 오세훈 후보가 해명해야 할 내용이다. 36억 5천만원, 평당 270만원의 보상금이 오 후보가 10년 전 자료에서 밝힌 대로 "토지보상비의 책정은 그린벨트 해제 이전을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한" 법률적 규정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것을 그대로 밝히면 된다.

그러나 실거래가 거래 기록을 바탕으로 "시세의 2.7배로 보상"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천준호 의원의 주장이 맞다면, 이는 분명한 특혜이며 위법이고, 이러한 특혜의 과정에 오세훈 후보가 '지구지정 제안 지자체의 장'으로서 직접 개입한 것은 심각한 이해충돌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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