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제 ‘기소권·수사권 완전 분리’로 직진해야 한다

정치 / 고일석 기자 / 2020-12-09 12:13:27
검찰, ‘개혁의 주체’ 아닌 ‘개혁의 대상’일 뿐
검찰을 최대한 배려했던 ‘무늬만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권남용·전관예우... 만악의 근원 ‘기소·수사권 독점'
검찰의 그릇된 자의식, 이중의식과 자기중심적 법의식
수사권·기소권 완전 분리,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검찰, ‘개혁의 주체’ 아닌 ‘개혁의 대상’일 뿐

공수처법 개정안이 드디어 본회의에 상정된다. 빠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에는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12월 30일 우여곡절 끝에 공수처법이 제정된 지 1년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공수처 출범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또한 내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린다. 지난 11월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 명령 후 법무부 감찰위원회, 행정법원 직무정지 가처분, 법무부 차관 사임과 임명, 징계위 두 번 연기 등의 일이 숨가쁘게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검찰 수뇌부와 검사들은 집단행동을 통해 거칠게 저항했다. 윤석열 총장은 직무 복귀 직후 산자부 원전 감사 관련 공무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지시했고, 대검은 대검 감찰부가 진행하던 판사 사찰 사건 수사를 강제로 서울고검에 배당했다.

검찰은 윤석열 총장의 징계를 둘러싼 극렬한 저항을 통해 그들이 오로지 ‘개혁의 대상’일 뿐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는 검찰개혁의 궁극적 과제인 기소권과 수사권의 완전한 분리를 더 이상 미룰 수도 없고, 미룰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명백하고 보여주고 있다.


검찰을 최대한 배려했던 ‘무늬만 검경수사권 조정’

그간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진행 과정에서 대통령과 여당은 검찰을 개혁의 주체 혹은 파트너로서 대우하여 검찰과 협의하면서 검찰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반영해왔다.

특히 검경수사권 조정은 경찰에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부여한 것 말고는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사실상 현행대로 유지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전의 직제개편에서 직접수사부서인 특수부를 축소한 것도 특수부 이름을 형사3부 등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가장 핵심적인 수사권 조정 또한 직접수사와 실질적인 수사지휘권을 고집하는 검찰이 전혀 아쉬워할 것 없는 수준에 진행된 것이다.

이는 급격한 변화를 거부하는 검찰의 입장을 배려한 것으로서, 더욱 파격적인 수사권 축소를 요구하는 대통령과 여당, 그리고 국민들의 요구를 추미애 장관이 검찰의 편에서 막아선 결과였다.

이러한 점은 11월 30일 조남관 대검 차장이 법무부 장관을 향해 올린 글에서 “형사소송법 시행령 단독 소관 문제 등에 있어서는 장관직까지 걸겠다고 주장하시어 관철하셨고, 검사의 직접 수사범위는 일부 양보하더라도 사경(사법경찰)의 무혐의 송부 사건 재수사 등에 있어 사법 통제부분은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검찰 송치 규정을 끝까지 지켜주셨다”고 언급한 부분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크게 반발하지 않고 ‘무늬만 수사권 조정’을 받아들인 것은 개혁의 한 축으로서의 검찰을 배려하려는 추미애 장관의 입장을 존중하고, ‘첫 걸음을 떼는 것’의 의미라도 찾기 위한 것이었다.


검찰권남용·전관예우... 만악의 근원 ‘기소·수사권 독점’

그러나 윤석열 총장 징계를 둘러싼 검찰의 일련의 반발은 고위 검사든 일선 검사든 그들의 관심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검찰 체계를 보호하는 데만 집중되어 있을 뿐, 검찰권의 절제와 균형,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

몰아가기 수사와 먼지털이 수사, 혹은 덮어주기 수사, 면죄부 주기 수사, 과잉수사, 부실수사, 그리고 자의적인 기소권 행사 등 검찰개혁의 궁극적 대상이 되는 검찰권 남용은 모두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의 독점에서 비롯된다.

또한 전관예우와 관련해 “털어서 명성을 얻고 덮어서 돈을 번다”는 검찰권의 왜곡도 기소권과 수사권의 독점에서 발생한다. 현직 검사들은 자신들의 미래인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의 뜻에 따라 털어줄 것은 털어주고 덮어줄 것은 덮어주면서, 전관 변호사는 거액의 수임료를 얻고, 현직 검사들은 미래를 보장받는 그들만의 이권을 주고받아 왔다.

검찰에게 주어진 권한이 너무나 막대하기에 민주적 통제가 필요한 것이며, 역으로 검찰의 입장에서는 기득권과 이권이 너무도 크기에 법무부 장관의 통제와 지휘에 극렬하게 저항하는 것이다.


검찰의 그릇된 자의식, 이중의식과 자기중심적 법의식

윤석열 징계의 핵심 사안이 될 판사 사찰과 관련해 수사정보 부서에서 특정 재판부의 신상정보를 파악해 보고하고, 이를 공소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며, 검찰총장은 해당 문서를 아무렇지도 않게 공개했다. 이는 검찰총장과 일선 검사 등 검찰 조직 전체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서 접근하는 인식과 사고가 완벽하게 결여되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가족과 친지, 그리고 눈 한 번이라도 마주친 지인이라면 닥치는 대로 먼지 털 듯이 털고, 피의자 조사도 없이 기소했던 것에 대해 검찰은 일말의 문제의식도 가지지 않았던 검사들이 검찰총장에게 제기된 감찰 혐의에 대해서는 절차위반, 별건 수사, 먼지털이 감찰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수험생의 자소서를 한 줄 한 줄 털어가며 온갖 체험활동 확인서를 허위 문서로 기소하고, 외국 대학의 학기 중 퀴즈시험에 대해서도 업무방해로 기소했던 그들이, 반헌법적인 재판부 사찰에 대해서는 징계 사안조차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수사 및 기소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오로지 그들이 판단하는 것으로서 그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는 검찰의 그릇된 자의식과 이중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이러한 자기중심적 법의식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쥐고 있는 과도한 권한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수사권·기소권 완전 분리,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검찰은 더 이상 ‘개혁의 주체’로 존중하고 대접할 필요가 없다. 조남관 차장의 “검찰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않고, 개혁의 대상으로만 삼아서는 아무리 좋은 법령과 제도도 공염불이 될 것”이라는 말은, ‘개혁의 대상’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검찰 구성원들이 위에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그들에게 주어진 과도한 권한에 대해 성찰하고 자제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이 확인된 지금, 민주당은 그들을 배려하여 ‘개헌 사항’과 ‘점진적 개혁’을 이유로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를 미루고 있을 이유가 없다.

지금까지의 검찰개혁 과제도 이처럼 거친 저항을 불러일으키는데 가장 핵심적인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 분리는 더 큰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의회의 절대의석을 확보하고 있을 때 추진하지 않으면 뒷날을 기약하기 어렵다.

이미 민주당은 영장청구권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현실을 감안해 검찰의 기능을 기소 기관과 수사 감독 기관으로 분리하는 방안이 연구되어 있고, 이를 바탕으로 검찰을 기소청과 수사청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이유도 없고, 미뤄서도 안 된다. 빠르면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 내, 늦어도 21대 국회 임기 내 완성을 목표로 입법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수사권 이관으로 인한 검경 간의 인력 이동과 조직 개편 등을 감안한다면, 그 바탕이 되어야 할 입법 작업은 더욱 서둘러야 한다.

 

☞ 관련기사 : 수사권·기소권 완전 분리, 9부 능선까지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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