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보도 손해배상, 보도 기간 동안의 매출액 만큼”... 참신한 최강욱 법안

정치 / 고일석 기자 / 2021-02-08 06:14:15
‘보도로 인한 유무형의 이익’을 피해보상의 기준으로
2019년 손해배상액 500만원 이하 인용 비율 53.8%
징벌적 손해배상 실효성 담보한 ‘이익 이상의 배상’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행위 유형 구체화 필요
문체부 산하 언론위원회 이관으로 행정강제력 부여
▲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왼쪽), 강민정 원내대표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보방지 및 허위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 '언론중재및피해구제등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내용을 밝히고 있다. 2021.2.5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등 열린민주당과 민주당의 12명의 의원이 “언론보도 등으로 인하여 언론사 등이 얻은 이익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배상액을 정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담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4일 발의했다.


‘보도로 인한 유무형의 이익’을 피해보상의 기준으로

이 법안은 언론중재위를 문체부 소속의 ‘언론위원회’로 개편해 보도에 따른 실질적인 피해구제를 신속하게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현행 언론중재 기능과 언론의 악의적 보도에 대한 제재가 갖는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 배상의 기준을 ‘보도로 인한 유무형의 이익’으로 규정한 징벌적 배상제 부분이다.

이는 언론의 악의적 보도에 의한 피해에 대한 배상액 산정 기준을 ‘피해자의 피해’가 아닌 ‘가해자의 수익’으로 규정하여 언론의 악의적 보도의 동기가 ‘이익 추구’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이익의 규모에 따른 배상을 강제함으로써 ‘행위에 대한 징벌’의 효과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 또한 매체의 영향력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결정할 수 있게 되어 가해자의 책임에 비례하는 배상이 이루어지게 하고, 피해자의 피해 구제 기준도 명확해지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기존 언론중재법의 손해배상액 판정은 “법원은 (중략) 변론의 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고려하여 그에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손해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어 아무런 기준 없이 법원의 판단에 일임하고 있다. 

 

 

 

 

2019년 손해배상액 500만원 이하 인용 비율 53.8%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에 있어 매출액 감소와 실직 등 유형의 피해가 있는 경우에는 정확한 배상액 판정이 가능하지만, 명예와 인격이 손상되는 무형의 피해의 경우에는 정확한 배상액을 산정하기가 어려워 법원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5년간 언론보도에 의한 손해배상액에 있어 500만원 이하 인용 비율이 2015년 56.2%, 2016년 60.4%, 2017년 54.8%, 2018년 66.0% 2019년 53.8%로 500만원 이하가 50~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언론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지 않을뿐더러, 언론기관과 종사자로 하여금 주의를 환기시키고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도 미약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외국의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피해의 성격과 규모 뿐만이 아니라 가해 매체의 지불능력도 감안하여 실질적인 징벌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행위의 성격만 분석할 뿐 행위자의 영향력과 지불능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어, 같은 성격의 침해 행위라면 거대 매체와 군소 매체의 구분 없이 동등한 규모의 배상액을 인용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실효성 담보한 ‘이익 이상의 배상’

이에 따라 최근에 논의되었던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대부분 피해산정액의 3배 정도로 정하고 있는 외국의 입법례에 따르고 있어, 기초적인 손해배상액이 턱없이 미약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징벌’의 효과가 충분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제기되고 있었다.

 

언론 이외 분야의 분야는 신체나 재산 상의 손해, 혹은 향후 기대 수익의 손실 등 손해의 규모룰 비교적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이의 3~5배를 가중 배상할 경우 징벌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언론에 의한 피해는 경우 손해 규모를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 법원이 여전히 자의적으로 손해액을 과소 산정할 경우 3~5배를 가중 배상해도 이름만 ‘징벌적 손해배상제’이지 실질적인 징벌의 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을 ‘악의적 보도로 인한 수익’으로 명확하게 규정한 것은 손해배상액 산정에 대한 법원의 자의적인 판단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매체의 영향력에 따라 규모와 심각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피해에 대한 충분한 배상을 가능하게 하며, 가해 매체의 영향력에 비례하는 배상이 이루어져 이익 추구를 위한 허위보도의 동기를 제거하여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도 실질적으로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행위 유형 구체화 필요

다만,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언론사 등이 져야 할 배상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법원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한 30조 2항의 적용을 더욱 엄격하게 할 가능성에 대비해 ‘징벌’의 대상이 될 언론보도의 유형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2019년의 경우 손해배상 인용액의 중앙값은 5백만원으로 2016년, 2017년의 4백만원, 2018년의 350만원보다 높아졌지만, 승소율은 34.2%로 예년의 40~50%보다 크게 떨어져 손해배상액을 높이는 대신 승소율을 낮추는 법원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최강욱 대표의 법안은 기존 언론중재법에서 정한 ‘인격권 침해’의 범위 외에 “언론보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자의적으로 선별하거나 취재원에 대한 위법행위를 한 경우”라는 내용을 추가하고 있지만, 이 역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적용 대상이 극소화될 수 있다. 따라서 ‘허위·왜곡·조작’의 보도 행위 유형을 법에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문체부 산하 언론위원회 이관으로 행정강제력 부여

최강욱 법안은 그 외에도 중요한 내용들을 규정하고 있다. 언론중재위를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의 ‘언론위원회’로 변경하여 침해행위의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그 판단에 따라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강제력을 부여함으로써, 언론위원회가 단순한 ‘중재’ 기능을 넘어서 행정기관으로서의 강제적 조치를 가능하게 하여 언론에 의한 피해를 신속하게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언론위원회의 구성도 현행 중재위가 법관과 변호사를 제외한 나머지를 ‘언론종사자’와 관련된 사람으로 하여 언론사에 유리하게 구성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으므로, “10년 이상 인권 분야 및 언론감시 활동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사람을 각각 중재위원 정수의 7분의 1 이상이 되도록 구성”하여 구제 절차에서 피해자의 입장이 충분히 고려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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